COVID-19 세계적 유행에 따른 캄보디아 미션 영성 사도직의 새로운 변화

코로나19 세계적 유행은 우리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미션의 여러 사도직도 그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4월 초부터 이곳 시소폰의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성당은 공개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지역도 코로나19 감염이 점점 더 확산하고 있어서, 언제 저희가 다시 일반 신자들과 함께 대면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캄보디아 미션 영성 사도직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먼저 지난 3월에 영성 사도직 위원회가 다시 구성되었습니다. 김두현 신부와 인도네시아 관구에서 파견된 사이먼 타마(Simon Tama) 신부가 새롭게 참여함으로써 기존 구성원이었던 잡(Jub) 신부 그리고 저와 더불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션 안의 모든 예수회원이 이미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영성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우리 안에는 이를 공동의 사도직보다는 개별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 위원회는 구성원들의 공동식별 과정을 기초로 팀워크를 통하여 사도직을 수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2월에 있었던 캄보디아 미션 구조 조정을 위한 공동식별 과정과 5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이냐시오의 해 관련 프로그램들을 준비하면서 새 영성 사도직 위원회는 이러한 노력의 긍정적인 열매들을 함께 체험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올해 대부분의 영성 사도직 활동들은 사람들의 지역 간 이동과 집합을 제한하는 방역 조치들로 말미암아 인터넷상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영성 사도직을 포함한 캄보디아 미션의 모든 사도직 활동을 크게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동시에 코로나19 세계적 유행으로 야기된 상황에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서 우리가 창조적이고 적극적으로 응답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곳 미션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수차례 줌(Zoom) 모임을 통한 영성 사도직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올해에는 기존의 방식뿐만 아니라 이메일이나 줌 모임을 통해 8일 연피정을 주며 영적 동반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사도직을 수행하다 보면 아직까진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거나 아쉬운 점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상대방과 직접 눈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모임에서 중간 휴식 시간이나 식사 시간을 통해서 나누던 개별적인 대화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온라인상의 모임은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실제로 모였을 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터넷을 통한 사도직 활동을 통해 코로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다양한 영적 필요에 응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방에 편히 앉아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이냐시오 영성 전문가들에게서 듣고 배울 기회를 얻기도 하고, 영성 사도직에 종사하는 국내외의 여러 형제와 보다 수월하게 각자의 경험과 의견을 나눌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미션에서도 드디어 이냐시오 영성을 전공한 예수회원이 나왔습니다. 김두현 신부는 캄보디아 미션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의 코미야스 교황청 대학교에서 영성 신학 석사(M.A.)와 교회 석사(S.T.L.) 과정을 이수하고 지난 2월 캄보디아에 돌아왔습니다. 김 신부는 스페인에 머무는 동안 이미 논문 주제인 ‘공동식별’에 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캄보디아 미션의 형제들과 줌 모임을 통해서 나누기도 했습니다. 캄보디아에 돌아온 후에도 그는 이미 지난 6월 바탐방 지목구 사제 피정을 동반했고, 오는 8월에는 이냐시오의 해 행사의 일환인 이냐시오 영성 세미나, 9월과 10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서 캄보디아 미션 구성원들을 위한 전체 연피정을 동반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김두현 신부는 이런 활동을 통해 이냐시오의 해를 보내고 있는 미션의 모든 구성원이 우리 영성의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공부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그 열매를 나누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예수회원의 특수 연학은 사람들을 더 깊이 섬기고 미션에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함임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두현 신부는 미션의 영성 사도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에게 너무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김두현 신부가 영성 사도직을 통해 캄보디아 교회 전체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권오창 SJ

영성 사도직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