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교육을 위한 Fe y Alegria의 정신에 영감을 받다

지난 2019년 10월, 저는 엘살바도르에서 개최된 Fe y Alegria(FyA) 협회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전 먼저 과테말라에 있는 FyA 사도직장에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저는 과테말라의 외딴 지역에 있는 FyA 학교 몇 군데를 특별히 방문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제 안에는 당시 방문 중에 마음에 새겨진 장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장면: 제 방문한 학교 가운데 하나는 높은 산간 지역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한 수업에서 저를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을 때, 저는 FyA 직원 한 분에게 번역을 부탁하여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어떤 가치관을 배웠는지 말해 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한 학생이 ‘사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이어서 ‘연대감, 정직함, 연민….’같은 답을 해주었습니다. 매우 진실하고 확신에 차 보이는 학생들의 대답을 들으며 저는 무척 감격했습니다. 저를 특히 더 감동하게 한 것은 “저희는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가치들을 배웠어요!”라는 말이었습니다. 몸소 이들 가치의 증인이 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 지도하고 동반하는 수업 안에서 저는 따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장면: 방문 기간 중 저는 여러 학교에서 봉사를 하는 어머니들을 만났습니다. 어머니들은 학생들을 위해 간식이나 점심을 만들어주는 자원봉사자로서 학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학교 벽에는 요일에 따른 자원봉사자 명단이 붙어 있었습니다. 필요한 식재료는 학교에서 제공하고, 간식 및 식사 준비는 학부모가 주관하여 진행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의 얼굴에서 기쁨의 빛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체험은 제가 이전에 사목하던 본당의 유치원에서 했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FyA 운동에서 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지역사회는 학교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FyA 학교는 지역 주민들을 통합하여 교육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교육 센터가 됩니다. 저는 방문했던 학교들의 공동체 참여 정신으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장면: FyA 과테말라팀은 FyA 학교 선생님들과 제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모임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FyA 교사가 되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스스로 변화했는지 나누어 주었습니다. 많은 선생님이 자신은 마음으로부터 일하고 있으며, 사랑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기라는 감상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이것이 자신의 ‘성소’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 물었을 때, 선생님들 모두 빠짐없이 ‘Fe y Alegria의 양성 프로그램 덕분이죠!’라고 대답했습니다.

스페인어 Fe y Alegria(“페-이-알레그리아”)의 의미는 ‘신앙과 기쁨’입니다. 저는 신앙과 기쁨을 살아내서 보여준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앞선 세 장면에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Fe y Alegria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시작된 교육 운동으로, 그 사명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을 통해 사회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FyA는 예수회의 교육 전통을 증진합니다. 캄보디아의 예수회원들과 협력자들은 바탐방 지목구, 캄보디아 예수회 봉사단(Jesuit Service Cambodia, JSC) 그리고 비교적 최근의 프로젝트인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를 통해 교육 사도직을 수행해왔습니다. 이 세 사도직 몸체 모두가 빈곤층을 위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관여하고 있으므로, 저희는 보다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서로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목표는 사람들이 FyA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이 질적인 변화가 현실화되는 과정의 주체가 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는 협력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또한 캄보디아 공식적, 비공식적 교육 방식에 모두 관여하고 있는 우리 사이에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모색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여러 면에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공립학교 교사들을 위한 워크숍 및 신앙에 기반을 둔 청소년 리더십 개발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올해는 바탐방 지목구의 까로나 바탐방 기관(Karuna Battambang Organization) 및 JSC와 연계된 공립학교들 그리고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와 함께 도서관 시범사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COVID-19 판데믹 상황은 우리에게 더 많은 연민과 창의력, 협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교육을 통해 연대의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캄보디아의 맥락에서 신앙과 기쁨(Fe y Alegria)의 증거가 되는 우리만의 진실한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희망하고 기도합니다.

박진혁 SJ

Fe y Aleg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