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저는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에 위치한 도시 뽀이뻿의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왕립 프놈펜 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지만 제 삶에 짙게 드리운 빈곤의 먹구름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생겼는데, 이는 열정 가득한 교수님이신 강인근 신부님과 신부님이 이끄시는 마가 연구소(MAGGA Jesuit Research Center)와의 연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018년 저는 MAGGA 영어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저의 잠재력은 여러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MAGGA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공부하는 동안 저는 제 언어 능력과 비판적 사고, 이타적인 성향에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수회 신부님들과 협력자들은 가난의 어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데 사랑의 마음과 현명한 조언으로 동반해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장학생들 또한 전문적인 지식과 윤리적 덕목을 발전시켜 사회를 위한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예수회 신부님들로부터 많은 영감과 지원을 받았다고 나누어 주었습니다.

과거 오랜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가 오늘날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MAGGA 장학 프로그램은 형편은 어렵지만 똑똑하고 유망한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어줍니다. 장학생들은 학교 등록금, 영어 교육, 컴퓨터 기술 학습에 걸쳐 지원을 받게 됩니다.

지난해 강인근 신부님은 저를 연구소의 전임 보조 연구원으로 받아 주셨고, 저는 모든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또한, 저는 신부님께서 지난 2016년 왕립 프놈펜 대학교에 설립한 철학 석사 과정에서 신부님의 지도 학생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종교나 민족의 차이를 구별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하느님의 나라’의 건설이라는 예수회의 비전과 사명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회 정의와 평화, 생태적 인식을 위한 종교 간의 대화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저는 이 사명에 참여하는 특별한 기회를 누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자 합니다.

제가 MAGGA 연구소의 연구원이 된 지도 어느덧 일 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팀이 학술 도서 출판을 통해 캄보디아 사회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자신하며 이를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가장 우수한 출판물은 2020년 7월에 출시된 옥스퍼드 철학 사전(Oxford Dictionary of Philosophy)의 크메르어 번역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번역 과정에 참여하면서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저도 편집 디자인 및 행정 보조로서 편집 과정의 마지막 부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전과 더불어 그간 MAGGA 연구소에서 출판한 많은 책들은 자국어로 된 자료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학생, 교사,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높은 지식과 연민 가득한 마음으로 캄보디아와 전 세계에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는 여정에 저를 초대해 주신 예수회 신부님들과 협력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의 삶의 헌신은 언제나 저에게 인류 연대와 모든 차이를 넘어서는 진정한 우정에 관해 이상과 사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저는 우리의 이 사명(mission)이 가능한 것은 오로지 기도와 후원을 통해 저희의 활동을 끊임없이 응원해 주시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 (all people of good will)’ 덕분이라는 것 또한 배웠습니다. 늘 세심하게 은인분들 명단을 정리하고 한분 한분을 위해 기도하시는 강인근 신부님을 볼 때마다 (저는 불자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기적, 사랑의 기적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정으로 감사드리고 기도드립니다.

마까라 퐁

마가(MAGGA)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