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반티에이 쁘리업은요…

지난 3월 26일 새 반티에이 쁘리업(Banteay Prieb Thmey)이 자리한 새로운 장소에서 새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간단한 캄보디아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지난 1991년 이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반티에이 쁘리업에게 임대해 준 땅을 환수하겠다는 캄보디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인해 이전 위치에서 떠나야만 했습니다. 정부는 캄보디아의 장애인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자신들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저희는 반티에이 쁘리업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갑자기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직원 수는 60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그마저도 부지 이전 후 남은 인원은 10명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난 2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저희는 장애인 커뮤니티를 위한 우리 사도직을 계속하기 위해 이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계획은 여러 번 변경되었으며 여전히 제일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6월 25일, 코디네이터로 긴 시간 헌신했던 신혜영 선생님이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JSC 봉사자 활동을 종료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코디네이터를 맡을 예정이었던 캄보디아 직원이 출산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임시 코디네이터로 발을 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 새로운 임무는 그리 복잡해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의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내년의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일은 꽤 도전이 되었습니다. 특히 내년에 반티에이 쁘리업은 ‘힐링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인데, 이는 곧 올해 시범사업을 해봐야 함을 의미합니다. 직업훈련학교의 폐쇄와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생들의 사후관리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 힐링커뮤니티 프로젝트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 안에서 저희는 졸업생과 보호자를 이 새로운 부지로 초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전직 반티 교사들을 초대하여 내년도 작업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간 저희가 해온 일을 고려하면 직업 훈련과 관련된 워크샵이야말로 우리 졸업생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전염병 및 경제 상황과 제한된 자원을 감안할 때, 졸업생들이 이곳에 와서 친목을 강화하고 생각과 삶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지속되는 인간 양성에 대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예상해 봅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졸업생들의 힘겨운 삶에 대한 아픈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두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미래가 어둡고 막연해 보이기 때문에 스태프들의 사랑과 열정 또한 식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미션 대리이신 오인돈 신부님은 언제나 “이 일은 하느님의 일입니다!”라고 강조하십니다. 우리가 소망을 붙들면 우리 주님께서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분의 일을 계속하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도구가 되게 하는 하느님 성령의 불이 우리 내면 안에서 꺼지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께서 필히 축복하시고 인도해주실 이 땅에서 언제까지나 큰 소망을 품고 기다립니다.

홍장호 SJ

반티에이 쁘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