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마음으로: 회복과 영감의 이야기

루미(가명)은 14살 하비에르 학교 9학년 학생입니다.

루미는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프놈박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학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뜩틀라 시장에서 음식을 파십니다. 지난 8월 중순 뜩틀라 시장 상인 중 한 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자 시장 내 모든 상인은 코로나 검사를 해야 했습니다. 루미는 종종 시장에서 사람들이 기침하거나 재채기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 증상이 코로나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할 때 너무 무섭고 떨렸어요. 만약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었으니까요.” 루미의 가족은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고 곧 군사 차량이 그들을 코로나 격리시설로 쓰이고 있는 세레이소폰 고등학교로 이송했습니다.

몇몇 의사들이 격리시설을 찾아와 시설에서 지내면서 지켜야 할 수칙을 알려주고 각 가정에 연고와 약품 그리고 온도계를 전달했습니다. 루미의 아버지는 항상 가족들의 건강을 살피고 가족들이 슬퍼할 때면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시설 내에서의 생활이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루미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맛있어서 매일 즐거웠다고 답했습니다.

“시설에 있는 동안 엄마 아빠가 온 가족이 건강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하시는지 봤어요. 그래서 아프더라도 열심히 온라인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친구들도 제가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항상 연락해주고 공부를 도와줬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시설에서 공부할만한 조용한 장소를 찾는 것이 여의치 않았지만 그럼에도 루미가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었던 것은 부모님의 헌신과 친구들의 응원이었습니다.

루미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격리시설에서 생일을 보낸 거 아세요?” 하지만 사실 그날은 루미에게 있어 가장 슬픈 날이기도 했습니다. 루미의 생일날 루미의 할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여 큰 병원으로 옮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루미의 부모님은 루미와 여동생, 그리고 할머니만을 격리시설에 남겨둔 채 할아버지를 따라 병원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할머니와 동생을 위해서라도 제가 더 꿋꿋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와 부모님이 몽꼴 보레이 병원으로 가신 지 며칠 안 되어서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루미는 계속 말했습니다. “진짜로 많이 울었어요. 그리고 정말 너무 화가 났어요. 코로나가 할아버지를 데려갔는데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일어날지 알 수 없어서 너무나 겁이 났어요.”

지난 9월 8일, 루미와 가족들은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루미는 남은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합니다. 하지만 루미는 여전히 할아버지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코로나를 미워하는 것은 도움이 안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우리 자신을, 그리고 가족을 항상 사랑해야 한다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잘 챙기고 서로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해ㅉ야 해요. (미워하는 것보다) 사랑하고 기뻐하고, 또 그런 마음을 나눌 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루미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이제 루미는 예전과 비슷하게 다시 명랑한 모습으로 온라인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받은 응원과 사랑을 생각하며 곧 있을 국가 수학능력시험(상급학교진학시험)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교육에 끼친 영향이라고 하면 대부분 학교가 문을 닫아 생기는 어려움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가장 무겁고 어려운 일들은 학생이나 교사, 학교 공동체 사람들이 이 역병과 가까워질 때 발생합니다. 학교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학생들의 지속적인 교육뿐 아니라 학교 공동체 사람들을 위한 복지와 지원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끊임없이 시련을 줄 것입니다. 하비에르 학교 공동체는 이 난관을 함께 연대하여 이겨내고자 합니다.

크리스티나 벨레즈

하비에르 예수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