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ie's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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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저희 캄보디아 미션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베트남 관구 출신의 싼 수사 (베트남 이름은 도 탄 응우웬)가 이곳 프놈펜에서 부제품을 받았습니다. 싼은2014년부터 2년간의 중간 실습기를 이곳 캄보디아에서 보내고 신학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2016년에 베트남으로 돌아갔다가, 2022년 초에 다시 캄보디아로 파견 받아 그 동안 크메르어 공부와 공장 노동자들을 위한 야학인 루엄 센터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평화를 뜻하는 캄보디아 말인 “쏙싼”에서 따서 자신의 현지 이름을 정할 만큼 싼 수사는 이곳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건축설계사로서 성당 관련 공사를 하다가 그곳 주임 신부님에게 감화를 받아 세례를 받은 싼은 공산당원인 그의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로 예수회 입회 과정과 그 이후의 양성 과정에도 우여 곡절이 많았던 늦깎이 성소자입니다. 그런 싼이 부제품 받는 것을 바라보는 미션의 모든 형제들에게는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또한 베트남 관구장인 니어 신부님을 비롯해서 싼이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예수회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수녀님들과 지인분들도 베트남에서 오셔서 저희와 함께 싼을 위해 기도하고 축하해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싼의 부제 서품식을 준비하면서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번이 예수회원이 캄보디아에서 부제품을 받는 첫 사례이자, 서품식 일정도 급하게 결정이 되어서 준비할 시간도 그렇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곳 프놈펜 대목구 본당에서 일하고 있는 예수회원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라, 서품식 전례를 비록해서 성가, 제대 준비 등등 거의 모든 부분을 전적으로 다른 분들의 도움에 의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놈펜 대목구장이신 올리비에 주교님을 비롯해서 일일이 거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분들이 싼 형제의 부제 서품식을 예수회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 교회의 행사로 받아들여 주시고 흔쾌히 큰 도움을 주셔서, 소박하지만 기쁨과 감사함이 충만한 서품식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산 형제의 부제 서품식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저희 예수회 캄보디아 미션이 더욱 겸손하게 지역 교회에 충실히 봉사하려는 결심을 새로이 합니다.